투자의 세계는 정말로 광활하고 다양합니다.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제품을 파는 세일즈맨들이 전 세계를 누볐다면, 이제는 자본이 축적된 시대 속에서 투자자들이 총성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누군가는 부를 지혜롭게 쌓아가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참혹한 실패를 겪고 시장에서 사라지곤 합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가치투자자로 거듭나다]는 오히려 투자 세계에 첫 발을 내디딘 초보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입니다. 책에 담긴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기본적인 투자 원칙을 세우는 데 이 책이 제시하는 방향성은 충분히 살펴볼 가치가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책에서 강조하는 몇 가지 투자 철학과 실천 방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러한 원칙들을 마음속에 새긴다면,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시장에서 좀 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투자 도구: 단순한 원칙의 힘
개미가 단순한 생존 원칙 몇 가지로 무궁무진한 전략을 펼치듯, 우리 역시 간단한 투자원칙을 정립하면 의사결정을 한결 수월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의 두뇌는 제한적인 에너지(약 12와트)로 운용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복잡하게 계산하려 하면 판단력이 흐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복잡한 상황을 단순화하고, 본인만의 원칙과 절차를 확립하는 데 있습니다.
2. 주가를 자주 확인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출렁이는 주가는 투자자의 감정을 자극하고 불필요한 매매 충동을 일으킵니다. 저자는 블룸버그 단말기조차도 자주 켜지 않고, 보유 종목의 주가는 1주일에 한 번 정도만 확인한다고 합니다. 시장의 소음에 흔들리지 않고 본인의 투자 원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가 변동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줄이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3. 누군가 파는 것은 사지 않는다
팔아야만 이익을 실현하는 세일즈맨이나 증권사 담당자가 제안하는 종목을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는, 스스로 발굴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편이 낫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의심스러운 제안들을 멀리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입니다. 남들이 권유하는 종목이 아무리 매력적으로 보여도, 그 이면에는 상대방의 이익 추구가 숨겨져 있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4. 경영진과 직접 면담하지 않는다
경영진은 대단히 능숙한 세일즈맨입니다. 회사의 나쁜 점조차 그럴싸하게 포장할 수 있는 이들이죠. 이들이 제공하는 정보가 모두 거짓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경영진의 말에 무조건적 신뢰를 보내기보다는 여러 자료를 통해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좋은 투자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편향된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비판적 태도가 필수적입니다.
5. 정보 수집 순서에 신중하라
처음 접한 정보나 아이디어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 아이디어를 접할 때에는 가능한 객관적인 자료부터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일즈맨이나 특정 이해관계자로부터 먼저 얻은 정보에 노출되지 않고, 공정한 데이터를 검토한 뒤 의견을 듣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6. 사심 없는 사람과 아이디어를 논의한다
증권사나 경영진보다는 이해관계가 없는, 혹은 사심이 없는 사람과 투자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것이 낫습니다. 똑똑하고 객관적인 동료나 지인과의 토론은 투자 판단을 더 명확하게 다듬어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7. 매수한 주식이 폭락하면 2년 보유 원칙
주가가 폭락하면 쉽게 팔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정에 휩싸여 매도하기보다는, 2년간은 묵묵히 보유하는 원칙을 세우면 매입 단계에서 더 신중해질 뿐만 아니라 충동적인 손절을 막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8. 보유 종목에 대해 발설하지 않는다
보유한 종목을 공개하면 오히려 냉정한 판단에 방해가 됩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평가에 신경 쓰다 보면 매도나 보유 결정이 뒤엉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용히 스스로의 판단을 믿고 투자하며, 일기를 쓰듯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다시 생각해 볼 세 가지 핵심 포인트
1. 경영진의 말에 현혹되지 말 것: 경영진의 발표는 계획일 뿐이며, 경쟁사 역시 비슷한 전략을 펼칠 수 있습니다. 무조건 믿기보다는 시장 환경, 경쟁사 동향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2. 보유 종목 발설 금지: 남들에게 말할수록 편향적인 생각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자신의 결정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판단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남기기 위해 발설을 자제하십시오.
3. 평생 20번만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주식은 쉽게 매매할 수 있지만, 성공 확률은 극히 낮은 편입니다. 장기적이고 신중한 태도로 미래 현금흐름을 창출할 기업을 찾는 데 집중하고, 기업의 비전과 나의 가치관이 align(일치)하는지 고민해 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투자는 단순히 수익을 내는 것을 넘어, 기업의 성장과 함께 문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과정입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시장을 관찰하면서도, 과도한 정보에 휩쓸리지 않는 단순하고 명확한 투자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통해 전해지는 이러한 가치투자의 철학은,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데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