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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주류 경제학》 기존틀을 벗어난 새로운 경제 시각

by 우천시특집 2024. 12. 12.

 

오렌지색 바탕에 B주류경제학 이라고 써있다.
B주류 경제학 책 표지

최근 B주류 경제학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경제학에 대해 그리 깊게 공부한 적은 없지만, 전부터 뉴스에서 접하는 복잡한 경제 이슈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특히 40대 직장인으로 살면서 매달 가계부를 꾸리고, 부모로서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안정된 미래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기존 경제 논리만으로는 현실 문제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고민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었는데, 제가 이해한 내용을 가능한 한 쉽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주류 경제학과 다른 길을 제시하는 비주류 경제학

우리가 흔히 접하는 주류 경제학은 시장 원리, 효율성, 합리적 선택 등 익숙한 개념에 바탕을 둡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사람들이 언제나 이성적이지도 않고, 시장이 항상 제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집값 문제부터 취업난, 환경 파괴, 소득 불평등까지이런 현실적 문제들을 수요와 공급의 법칙만으로 명쾌하게 풀기가 쉽지 않습니다. 바로 여기서 '비주류 경제학'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이 책에 따르면, '비주류 경제학'은 한 가지 특정 학파를 뜻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존 주류 이론의 틀 밖에서 경제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여러 흐름을 모아두었는데, 여기에는 마르크스 경제학, 제도주의, 페미니스트 경제학, 생태경제학 등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접근들이 포함됩니다. 이들은 우리가 흔히 놓치던 부분, 예를 들면 가사노동의 가치나 환경 문제, 권력관계, 제도의 역할 등을 경제 분석 안으로 가져옵니다. 간단히 말해, 수치와 지표만 보던 경제학에 사람과 자연, 역사와 사회적 맥락이라는 새로운 색깔을 더해주는 것이죠.

부모로서 느끼는 경제의 다른 얼굴

책을 읽으면서 저는 부모로서, 또 직장인으로서 제 일상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 챙기는 아이의 도시락, 주말이면 해야 하는 청소와 빨래, 가족들을 챙기기 위한 시간과 노력은 주류 경제학에서는 시장에 팔 수 있는 상품이 아니기에 인정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 삶에서 이런 가사노동이나 돌봄 노동은 엄청나게 중요한 가치입니다. 페미니스트 경제학은 이런 부분을 경제 분석 앞에 내세우며, 눈에 보이는 임금노동만 중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또한 생태경제학에서는 환경을 경제 바깥의 외부 요소가 아닌, 경제의 일부로 바라봅니다.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생각하면, 지금 우리가 쓰레기 처리, 에너지 소비, 기후변화 같은 문제를 대충 넘어가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경제라는 것이 돈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우리의 생활 방식, 우리의 가치관까지 포괄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일상에 스며드는 새로운 생각

저는 책을 읽고 난 뒤,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볼 때나, 뉴스에서 전해지는 경제정책 소식을 들을 때도 이전보다 훨씬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이익 극대화나 시장 효율성 같은 용어를 그저 어렵게만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과연 이 결정이 우리 사회 모두에게 이로운가?, 이 정책이 미래 세대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런 작은 의문 제기가 사회를 더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또한 주변 사람들과 경제 관련 이야기를 나눌 때, 단순히 주가나 부동산 가격에 집중하기보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나 가정생활,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돈의 개념을 가르칠 때도 저축하고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만 하는 대신, 왜 공정 무역 커피를 사는 게 의미 있는 선택인지, 왜 에너지 절약이 중요한지 같은 삶 전반에 관련된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합니다. 요즘은 학교에서도 이와 비슷한 주제의 지문들이 교과서에 실리며 아이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해 볼 수 있었습니다.

 

비주류 경제학이 주는 새로운 기회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제가 경제 전문가가 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책은 기존의 경제학 패러다임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해 주었고, 덕분에 현실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경제는 이렇게 돌아간다는 정답지 대신, 경제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안경 하나를 더 얻은 셈입니다. 결론적으로 '비주류 경제학'은 숫자 중심의 경제 논리에만 매달리는 대신, 사람, 사회, 환경, 제도 등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주류 경제학이 놓치기 쉬웠던 부분을 채워주면서, 우리 각자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경제라는 틀 안에서 좀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직장인, 그리고 부모로서 현실 경제를 조금이라도 더 풍부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손에 잡아보길 권하고 싶습니다.